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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그녀가 죽을 수 있기를

저자 기유나 토토 글 / 박주아 옮김 발매 2024년 03월 18일
브랜드 토마토출판사 분야 일본소설
페이지 256쪽 크기 128*188
가격 15,000원 ISBN 9791192603537

책소개

제6회 인터넷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작가 기유나 토토의 장편소설, 『부디 그녀가 죽을 수 있기를』은 생존이 최우선의 가치가 된 오늘날, 한순간만이라도 평범한 삶을 누리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희귀병 환자 사라사와 그녀가 원하는 죽음을 줄 수 있기에 방황하는 마법사 나쓰키가 들려주는 로맨스 성장 소설이다.

바이러스, 암세포 등을 퇴치해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는 NK세포. 사라사는 이 세포에 문제가 있어 감정을 느낄 때마다 건강이 악화되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평생 감정으로부터 격리된 삶을 살아온 그녀는 단 한 번만이라도 감정의 파도에 마음껏 휩쓸리는 순간을 꿈꾼다.

누구나 행복하게 해주고 어디서든 환영받는 나쓰키. 마법이 비현실적인 힘이 되어버린 요즘, 그는 모종의 일을 계기로 마법 수련도 그만두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 채 지내다가 자신을 행복하게 해 달라는 사라사와 만나 다시금 의욕에 불타오르는데,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휩싸인다.

저자소개

저: 기유나 토토
삶과 죽음에 대해 성실하게 탐구하는 소설가. 현재 오키나와현에 살고 있다. 2014년 『악의 조직 구인광고』 시리즈로 문단에 데뷔했고 『나는 내가 쓴 소설을 모른다.』로 제6회 인터넷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굿 엔딩』, 『언젠가, 그녀를 죽일 수 있기를』이 있다. 『부디 그녀가 죽을 수 있기를』은 감정을 느끼면 건강이 악화되는 희귀병에 걸려 평생 무감한 인생을 살아오던 소녀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소년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처연한 사랑을 담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언젠가, 그녀를 죽일 수 있기를』과 함께 「죽음×그녀」 시리즈로 불리며 수많은 일본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역: 박주아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 살며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와 일본 문학을 접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메이지대학 상학부에서 회계를 전공했다. 졸업 후 일본 기업에서 수년간 근무했고, 의료 통번역사로도 활동하며 지자체 및 여러 병원들과 일했다. 『별이 되고 싶었던 너와』, 『가짜 영매사』, 『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근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도서목차

책 속으로
요컨대 마법은 가성비가 안 좋다. 물론 마법이라는 기술 자체는 신기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선보이면 어느 정도 시선은 끌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재능을 가진 마법사가 과연 행복한가 하면, 그건 별개의 문제다.
--- p.50

“너는 타고난 손재주로 어찌저찌 마법은 부리지만 다 너무 어설퍼. 아, 두 번째 잔은 ‘진 리키’로 해줘.”
할머니는 그렇게 나쓰키를 놀리면서 추가 주문을 했다.
“…동기가 불순하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불순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앗. 한 여자를 웃게 해주겠다고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며 로코가 계속 놀리더라고요.”
“하하하, 그건 로코가 잘못했구먼. 마법이란 말이야, 원래 누군가를 미소 짓게 만들기 위해서 쓰는 거란다.”
--- p.77p

누군가를 미소 짓게 해주고 싶을수록,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열망이 강할수록 마법은 강해진다.
--- p.78

소중한 누군가를 진심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야…….
--- p.83

무수히 많은 빛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역사와 배경을 지니고 있다니, 이 밤하늘이 웅장한 이야기의 무대 같았다.
--- p.152

“별똥별은 다른 별들과 달리 순식간에 사라져버려. 하지만, 찰나의 순간이라도 있는 힘껏 반짝이는 별똥별이 좋아.”
--- p.154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라사에게 다가갔지만, 그녀에게서는 의외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강하고 솔직하고 어딘가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었다.
--- p.158

그녀에게 허락된 것은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행복한 감정을 느낄수록 그만큼 그녀의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었다.
--- p.167

어제까지만 해도 희망의 책으로 보였던 마법서들은 이제 한낱 저주의 글로 보일 뿐이었다.
--- p.175

나는 지금 죽으러 가는 게 아니다. 나를 죽이러 가는 것이다. 이 둘은 전혀 다르다.
--- p.216

아까부터 생각 정리가 안 되지만, 그래도 내 진심이 그렇다.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가는 거다. 마지막 한 번, 1초든, 한순간이든. 춥고 괴롭고 아프고 힘들어도, 너무 무서워도 가는 거다. 사실은 그냥 보고 싶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 pp.216-217

편집자 리뷰

목숨과 행복의 저울 위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성장 로맨스

나쓰키는 마법사면서 마법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 대마법사인 할머니에게 마법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배웠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쉽고, 빠르고, 풍족한 세상이 된 오늘날 마법이 필요할까, 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마법사에게는 비효율적인 것,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현실적인 것이 되어버린 마법. 어릴 적 나쓰키는 마법사 가문에서 자라 이런 사정을 몰랐다. 큰 상처를 입은 토끼를 마법으로 치유하려다 실패하고 친구들에게 괴물 취급을 받기 전까지는. 이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나쓰키는 마법 수련도 그만두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다. 그리고 남들이 좋아하는 성격과 외양을 본래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연기하기 시작한다.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마법을 멀리하고 있는 나쓰키는 어느 날 무감정해 보이는 대학 동기, 사라사를 만나게 된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사라사와 진짜 모습을 숨기며 남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만 꾸며내는 자신이 자연스럽게 대비되자 나쓰키는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마침 사라사가 읽고 있는 두꺼운 유머 책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가 웃고 싶어 한다는 것과 그럼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쓰키는 그녀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충동적으로 선언하고 만다.

“아니, 그러니까, 음… 그 책을 읽고도 웃지 못했잖아? 그럼, 뭐 다른 재미있는 게 있다면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웃게 해주고 싶어.” ─ 본문 중에서

사라사를 웃게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나쓰키에게 사라사는 그럴 날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그런데 사라사는… 웃으면 죽어.”

내 사랑이 그녀를 죽이고 있다면
곁을 떠나는 게 진짜 사랑일까?

나쓰키는 마술인 척, 우연인 척, 준비한 마법을 사라사에게 선보이지만 그녀는 언제나 무표정이다. 결국 장기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웃기기 챌린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며 나쓰키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라사에게, 사라사는 웃지 못하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키는 나쓰키에게 품은 특별한 감정이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유성군을 보던 사라사가 “별똥별은 다른 별들과 달리 순식간에 사라져버려. 하지만, 찰나의 순간이라도 있는 힘껏 반짝이는 별똥별이 좋아.” 라고 말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진다.

그리고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 나쓰키는 사라사가 유일하게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다. 감정을 느끼면 건강이 악화되다 결국 죽음으로 치닫는, 정체불명의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비밀을. 그동안 그녀가 무감정해 보였던 것도 어릴 때부터 감정에 무뎌지도록 관리받은 탓임을,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감정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이다. 그리고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사라사가, 평생을 행복하게 웃어본 적 없는 사라사가 단 한 순간만이라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기를 바란다는 것도. 하지만 사라사를 행복하게 해주려던 자신의 행동이 사라사를 조금씩 죽이는 짓이었음을 깨달은 나쓰키는 사라사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
정답을 찾아가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살인 이야기

『부디 그녀가 죽을 수 있기를』은 우리의 사랑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걸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으로 두 주인공 나쓰키와 사라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각자 입장이 다르기에 자꾸만 엇나가고 마는 두 사람.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 두 사람의 이야기에 폭 빠져보는 걸 추천한다. 감정적으로 격리되더라도 조금이라도 오래 사는 게 옳은 것인지, 단 한순간이라도 인간다운 삶을 살고 죽는 게 옳은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할지, 아니면 거짓을 말하거나 회피를 하더라도 보다 아름다워 보이고 쉬운 길로 나아가야 할지 떠오르는 여러 질문을 두 사람과 함께 해결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있을 것이다.